나는 아토피로 10년 간 수 천만원을 써가며 여러 치료와 관리를 전전했던 한 명의 환자였다.
지금은 난치성 피부질환 환자분들을 진료하는 한의사가 되어 12년간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있다.
10년이 지나도록 과거의 나처럼 헤매고 방황하는 사람이 여전히 너무나도 많다.
피부질환 치료에 대한 의지가 있으나
지금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는
이런 분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지루성피부염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제대로 찾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3분이면 그동안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깨달을 수 있으니
끝까지 읽어보기를 바란다.

아토피·지루성피부염 환자들의 공통점
환자였던 시절에는 몰랐다.
아토피·지루성피부염이 나빠지는 분들 사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마찬가지로 10년 동안 매번 원점으로 돌아가던 나와 같은 환자분들은 빠짐없이 ‘그 부분’을 모르고 계신다.
그래서
왜 나는 뭘 해도 낫지 않는 것인지,
왜 누군가는 저렇게 쉽게 좋아지는것 같은데 나는 이렇게 온 몸이 망가져 가는 건지
하늘을 원망하기 바쁘다.

10년 아토피 환자 시절의 시행착오
나는 초등학생 때까지는 베이비로션 하나로도 충분할 만큼 건강했다.
어느 날 갑자기 땀띠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아토피였다는 걸 알게 되면서 지옥이 시작되었다.
팔, 다리에 각질이 뒤덮고 얼굴에선 진물이 흘렀다.
겨울이면 약한 히터 바람에도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화끈거렸다.
잠을 못 자는 건 너무나 당연했고, 항상 정신을 차리고 보면 몸의 어딘가를 벅벅 긁고 있었다.
내가 있던 자리에는 헨젤과 그레텔의 흔적처럼 각질이 수북했다.

갈수록 말수가 적어지고 남들 눈을 잘 못쳐다 보겠는 것은 물론 거울 보기도 싫고…
아토피에 좋다는 로션, 크림 위주로 관리하면서 동네 피부과에서만 치료받던 나를 보다 못한 어머니는
대학병원, 용하다는 한의원까지 데려가셨다.
주위에서 아토피에 좋다는 건 모두 사다 주셨다.
그러나 강한 스테로이드를 바르고, 비싼 수입산 보습제를 발라도
결국 다시 붉어지고 가렵고 각질이 일어났다.
꼭 내 탓 때문에 아토피가 낫지 않는 것처럼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자꾸 손을 대고 긁어서 안 낫는 거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상처받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자책만 반복했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 중 하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책을 멈추는 것이다.
우리가 아토피, 지루성피부염으로 고통받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내가 이렇게 태어나서도 내가 뭘 잘못해서도 아니다.
단지 우리 몸이 힘들어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가장 중요하게 알아야 하는 사실은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나오는 본격적인 얘기에 좀 더 집중해서 글을 읽어보기 바란다.
지루피부염 각질
=내 몸이 비상 상황에 쌓아 올린 보호벽

얼굴을 하얗고 노랗게 뒤덮은 각질을 보면 ‘보기 싫고 거슬린다’ , ‘이걸 제거해야 피부가 숨 쉴 것 같다’ 생각을 많이들 하실 거다.
나도 그랬으니까.
눈에 보이는 순간 당장 손으로 긁어내고 덜렁이는 것을 제거해해내야 했다.
목욕탕에 가면 때수건으로 얼굴을 밀기까지 했으니..
안 그래도 약한 피부를 혹사시킨 셈이다.

그런데, 지루성피부염의 각질은 사실
내 몸이 생존을 위해 쌓아 올린 보호벽이다.
다만 그 벽돌이 불량일 뿐이다.
면역 불균형과 미세 염증 때문에 벽돌이 약하게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조금만 손을 대도 피부가 상처 나고 예민해지고
각질을 아무리 떼어내도 더 빨리, 더 두꺼운 각질로 되돌아온다.
사실은 겉에서 벗겨내는 게 아니라, 안에서부터 정상적인 ‘벽돌(각질)’이 만들어지도록 몸을 고쳐야 했던 것이다.

생각보다 쉬운데,
왜 몰랐을까?
왜냐하면 우리 모두
“당장, 빨리 눈에 보이는 효과”
이것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지금까지
당장 피부가 깨끗해질 수 있는 방법만 찾고 있지 않았는가?
그런데 전교 꼴등이 하루에 10시간씩 공부를 한다고 한들 1주일 만에, 1달 만에 전교 1등을 이길 수 있을까?
몸무게가 100kg인 사람이 다이어트 식단과 운동을 한다고 해도 1달 만에 50kg이 될 수 있을까?
물론 방법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같이 문제가 따라올 수 있는 방법뿐이다.
피부도 똑같다.
몇 달, 몇 년간을
효과가 강한 연고에만 의존하면 리바운드를 비롯한 부작용의 위험이 더 크게 따를 수 있고
강제로 각질을 벗기면 그 순간은 깔끔해 보일 수 있으나 피부는 손상되고 다음날이면 더 두꺼운 각질로 뒤덮인다.

지루성피부염 각질,
진짜 이유는 ‘몸속’에서 찾아야
아토피,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에게 생기는 각질은 몸 속 불균형 문제(증상)나 생활 습관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화 기능이 약하다면
→ 아무리 좋은 음식도 영양소가 아니라 염증으로 몸에 흡수될 것이고
수분 대사가 망가졌다면
→ 아무리 물을 부어도 밑 빠진 독처럼 빠져나가며 피부가 건조해진다.
그 결과 피부 장벽은 무너지고 불량품인 각질이 생긴다.
나의 경우도
-아무리 건강하게 먹어도 밥만 먹으면 더부룩하고
-분명 일찍 자고 많이 잤는데도 자꾸 졸 정도로 피곤한 증상이
비정상적인 각질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피부는 단순히 몸을 둘러싼 껍데기가 아니다.
몸 속 상태를 드러내는 거울이다.
몸이 회복되면, 피부는 따라온다.
지루성피부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은
반드시 뿌리를 확인하고 순서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
음식 관리나 보습 관리만으로는 안 되겠냐는 질문은,
마치 다리뼈가 부러져 오랫동안 휠체어 생활을 했는데
5분 10분 산책하는 것부터가 아니라
20km 마라톤 먼저 나가면 안 되겠냐는 것과 똑같다.


소화기능이 떨어졌다면 위장을 보호하는,
자율신경계가 불균형하다면 긴장을 완화시키는,
수면의 질이 떨어졌다면 이를 해소하는 한약 복용 등
치료 방법은 여러분의 선택이나 의료진과 함께 고장난 부분부터 치료하는 게 우선이다.
몸의 고장난 부분을 고쳐 면역기능을 회복하고 피부를 재생시킨 다음
보조적 수단, 재발 방지를 위한 예방책으로 식습관·보습 관리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 여러분이 해야 할 일
나는 이러한 사실들을 알고 나에게 필요한 치료·관리를 할 수 있기 까지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까지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이 기간을 충분히 단축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나에게 맞는 관리법, 보습제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을 찾아 꼭 필요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빠른 치유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작성자 · 임은교 한의사
마포 청아한의원 · 10년간 아토피를 경험한 한의사가 지루성피부염 각질 관리와 반복되는 피부 증상에 대한 진료 관점을 설명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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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피부 증상을 진료할 때 어떤 부분을 확인하고 개인별 진료 방향을 결정하는지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